NEST7
야나기 카호 : ENDING
이 감정에 무슨 이름을 붙일 지는 내 자유겠지요. 이것을 분노라고, 회한이라고 말했을 때 나는 정말로 분노하고 회한했고, 어느 새 내가 진짜로 느꼈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를 기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. 뺨을 얻어맞은 것처럼 눈을 떴다. 숨이 막힌다는 감각을 알고 난 뒤에야 폐 속에 공기를 채우는 행위를 시작해낼 수 있었다. 살아있다고, 간신히 느끼고 나서야 자신의 몸을 되찾을 수 있었다. 온 몸이 아파왔다. 손끝은 저밀 듯이 아려오고 뼈들은 억지로 짜 맞춰진 퍼즐 같았다. 거인의 손에 붙잡힌 것처럼 목이 졸렸다. 영혼 위에 삶이 무겁게 얹혀 있었다.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었다, 는 진부한 멘트가 머릿속에 불현 듯 떠올랐다. 방 한편에 놓인 외로운 불상을 발견하고 나서야 이곳이 마냥 낯선 공간은 아니라는 것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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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. 10. 15. 19:04